지하1층부터 4층까지 한마디로 잘 알려진 브랜드들이 즐비하게 놓고 장사하는 베이징으로 여행오는 코스가운데 한번쯤 꼭 들리는 곳이다.
정말 다양한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더구나 유명브랜드로 무장된 제품들이 있으니 한번쯤은 베이징에 사는 중국인들도 가보곤 하는 곳이다. 그리고 흥정가격도 사람보아가변서 한다. 중국사람하고 같이 가면 가격을 높게 부르지 못한다. 더구나 한국사람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흥정방식이 있어서 통하지 않는다.
아래는 기사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20일 낮 베이징의 대표적 짝퉁시장인 슈수이(秀水) 시장. 중국의 대표적 짝퉁시장인 이 건물 4층의 시계점에서 한국인 관광객 박모(44)씨가 로렉스 시계 가격을 흥정하고 있었다. 주인이 휴대용 계산기에다 ‘1,000’이란 숫자를 찍자 박씨는 고개를 저으며 ‘0’자 하나를 뗀 ‘100’을 쳤다. 1,000은 1,000위안(15만원), 100은 100위안(1만5,000원). 박씨는 밀고 당기는 흥정 끝에 130위안(1만9,500원)에 짝퉁 로렉스 시계를 찼다.
베이징 짝퉁시장이 올림픽을 맞아 사상 최대 호황을 맞고 있으나 흥정에 강한 한국인 관광객으로부터는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짝퉁시장 상인들은 한국인에게 물건을 팔아도 큰 이윤을 남기지 못하면서 아예 호객행위조차 하지 않는 등 외면하고 있다.
같은 날 천단공원 옆 홍차오(紅橋) 시장. 진주와 옥, 벨트, 가방, 카메라, mp3 등을 파는 이 시장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서양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가게 점원들도 “헬로우 프렌드”(Hello friend), “굿 프라이스 포 유”(Good price for you)라며 열띤 호객전을 펼치고 있었다. 수년 전만 해도 “오빠, 싸요”, “구경하세요”라며 서툰 우리말을 썼던 점원들은 한 명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신에 라오와이(老外)로 불리는 서양인들이 이들 짝퉁시장의 주고객으로 자리잡았다. 라오와이는 흥정도 잘 하지 않고 물건도 빨리 사기 때문에 점원들이 바람만 잘 잡으면 큰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
이 시장 2층 가방 가게에서 중국인 부부가 280위안(4만2,000원)짜리라는 가방 하나를 250위안(3만7,500원)에 사고 떠난 후 미국인 관광객이 같은 가방을 가리켰다. 눈도 깜박하지 않고 200위안(3만원)을 더해 ‘480’(7만2,000원)을 누른 점원은 “깎아달라”는 미국인에게 겨우 30위안(4,500원) 할인한 ‘450’(6만7,500원)을 제시하며 “좀전에 680위안(10만2,000원)에 팔린 가방”이라고 바람을 잡았다.
3층 보석가게 점원 홍모(24ㆍ여)씨는 “중국인은 현지 사정에 환하고 한국인은 물건을 너무 오랫동안 깎아 이윤이 남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예 동양인으로 보이면 호객을 하지 않는다”며 “서양인들은 가격을 높게 불러도 흥정도 없이 빨리 사기 때문에 한국 관광객에게 공들일 시간에 서양인 한 명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중국정부는 지난달말 “외국유명상표 권리인의 합법적 권익보호를 위해 프라다와 루이비통, 샤넬, 폴로 등에 대한 무단판매를 금지한다”고 시장 측에 통지했으나 음성적인 거래는 쉽게 단절되지 않고 있다.
한편 30년 역사의 슈수이 시장에는 올림픽 개막일인 8일부터 14일까지 30만명의 고객이 다녀갔고 주간 매출액도 1억위안(150억원)을 넘어서는 등 중국 짝퉁시장이 사상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한국일보 베이징=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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