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네비게이션
내비게이션의 진화
HSK
2007. 9. 29. 12:37
◆내비게이션의 변신
올 초 내비게이션 시장의 화두는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인 TPEG(Transport Protocol Experts Group·티펙)와 영화, 음악, 게임 등 각종 부가기능의 진화였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길 찾기라는 기본 기능만 갖춘 내비게이션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 일부 택시기사나 마니아들만 이용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지상파 DMB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내비게이션들이 일제히 지상파 DMB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2006년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지상파 DMB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3.5인치였던 화면은 7인치가 대세를 이루게 됐다.
내비게이션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PMP(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 MP3 등 IT업체와 노래방기기 제조사까지 내비게이션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내비게이션에 동영상 및 음악 재생, 노래방, 게임 기능까지 첨가했다. 이른바 컨버전스 바람이 불면서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들도 자동차 안에서 각종 멀티미디어를 활용,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상파 DMB가 탑재되고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된 7인치 내비게이션
올해는 막힌 길을 피해 갈 수 있도록 지상파 DMB를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티펙 서비스가 처음 선보이기 시작했다. 지상파 DMB가 서울 및 수도권을 벗어나면 서비스되지 않는 단점을 보완, 전국의 교통상황을 알려주는 위성DMB 서비스가 추가되기도 했다.
특히 최신 맵들은 경로탐색 설정에 따라 목적지까지 최대 200개 이상의 경로를 제공하고, 운전자가 원하면 고속도로 통행요금을 내지 않는 최적경로도 안내한다.
그리고 이제 내비게이션이 차량 상태를 점검해 주는 ‘자동차 닥터’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차량 내 주요장치의 이상 유무와 운행 내역 등을 알려주는 차량진단모듈을 탑재한 내비게이션들이 다음달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IT벤처기업연합회 전창호 실장은 “이 장치를 사용하면 차량 상태를 실시간 확인, 고장이나 배터리 방전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정비업체의 과잉수리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진짜 이유
최근 SK에너지가 새로운 소프트웨어 브랜드를 출시하며 내비게이션 공략 강화를 선언하자 곱지 않은 눈길이 쏠렸다.
LG전자, 삼성전자 등도 이미 지난해 내비게이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애써 키워온 파이에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린다며 비판했다. 그런데 정작 이들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은 1년이 넘도록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후속 제품도 나오지 않고 대대적인 마케팅도 없었다.
대체 이들은 왜 내비게이션 사업을 시작했을까. 벌써 백기를 든 걸까. 대기업이 전문성이나 신속한 애프터서비스 제공 등의 한계에 부딪혀 탄탄하게 자리 잡은 중소기업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약삭빠른 대기업들이 내비게이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좀 더 먼 미래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무선 통신환경이 발달하면 향후 내비게이션이 자동차 분야 통신기기의 총아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내비게이션 시장의 기술동향을 보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며 “당장 수익을 낼 목표로 시작했다면 벌써 접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그리는 내비게이션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업계 전문가는 “내비게이션에 와이브로 등 무선 인터넷 기능을 접목하면 PC와 연결할 필요 없이 내비게이션 자체로 지도 업그레이드는 물론 지식검색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으로 최신 영화를 검색하면 영화 목록과 근처 영화관으로 길 안내를 해주고,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원하는 스타일의 이성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메이팅(mating)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현재는 위성으로만 신호를 받아 음영지역이 발생하지만 무선 신호까지 받게 되면 GPS에서 안 잡히는 지역까지 속속들이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물 내부 위치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는 3차원 위치 확인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