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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대사

한규철 교수 "중국의 발해사 왜곡 알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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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동북공정과 드라마 '대조영'으로 발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이다. 하지만 보통사람이 깊이 있게 접근하기에 발해라는 이름은 여전히 멀기만 한 게 현실. 이에 발해사학회(회장 한규철 경성대 교수)가 나섰다. 학회는 오는 11월 2일부터 4차례에 걸쳐 '일반인을 위한 발해사 특강'을 연다.

국내 제1호 발해학 박사이기도 한 한규철(56) 교수는 "중국의 고구려 및 발해사 왜곡에 대해 발해의 역사가 우리 역사에서 갖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발해 관련 유적과 유물을 소개함으로써 발해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국공립박물관과 공동으로 특강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또 "올해 활동을 시작한 발해사학회를 알리려는 생각도 없지 않다"고 속내를 비쳤다.

지원자가 적고, 러시아어와 중국어도 알아야 하고, 관련 기록도 많지 않으며, 유물·유적이 많은 중국 현지에서는 연구활동에 제약을 받기도 하는 데다, 취직하기도 쉽지 않았던 발해사 연구의 어려움이 집약된 속내였다. 그러니 발해에 대한 높은 관심이 많이 반가울 수도 있겠다. 그 때문인지 "이번 특강에서는 드라마 '대조영'이 역사적 사실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 하는 점도 이야기하고, 발해사학회의 러시아 현장 답사를 통해 확인한 최근 발굴 내용은 물론, 기록만 있던 유적도 처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드물게 발해와 고구려를 함께 연구한 한 교수는 피지배계층 대다수가 말갈인이었다며 발해를 우리 역사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발해와 고구려의 풍습이 같았다"는 한마디로 단호하게 부정했다.

" 고구려가 없어진 지 30년 만에 건국된 나라의 피지배계층이 어떻게 갑자기 말갈인으로 바뀔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한 교수는 "'말갈'이라는 이름은 자칭이 아닌 타칭이며, 고구려 변두리에 살던 사람을 이르던 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지난 2002년 북한이 고구려벽화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하자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이 공식화했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소수민족정책의 일환으로 동북공정은 있어왔다"면서 "시민단체의 활동도 없는 데다 사회주의라는 체제의 특성상 중국 역사학자들이 국가 정책에서 벗어나는 주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만큼 학문적으로 우리가 제대로 대응을 해야 북한 해체를 염두에 두고 '동북4성'의 명분을 쌓으려는 저들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는 결국 발해에 대한 일반인의 폭넓은 이해가 기반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한국고대사학회와 부산경남사학회 회장을 지냈고 2006년부터 고구려연구회 회장도 맡고 있다. '발해의 대외관계사'와 '발해사의 종합적 고찰'(공저) 등 많은 발해 관련 저서도 냈다.

동 북아역사재단이 후원하는 발해사 특강은 국립춘천박물관(11월 2일) 국립공주박물관(9일) 부산박물관(23일) 국립대구박물관(30일)에서 열린다. 강사로는 한 교수 외에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 노태돈 서울대 교수, 이병건 동원대 교수, 임상선·김은국·윤재운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 나선다. 02-6399-6777.